산더미로 쌓여 있다
장성의 호숫가 북상우체국에는
주소와 수취인 분명하게 적혀 있으나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없어
배달하지 못한 편지
가뭄에 콩 나듯, 수몰기념관을 찾았다 미끄러진 발길이
이름 석 자를 발굴하고는
함박꽃 활짝, 그 꽃잎에 이내 이슬은 맺히고
떨리는 손 달래며 답장을 쓰기도 하지만,
보낸 이의 꽃노을 차마
꺾을 수 없어 반송하지 못하는,
덕재 철수가 가평 영구에게
기동 용이가 수성 순자에게
도곡 영태 씨가 신광 정식 씨에게……
사연이야 쓰고 달고 매워도
보고 싶다 보고 싶다 꼭 한 번 보고 싶다
눈물 두어 방울 잠자고 있는
편 지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