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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재섭 詩情

제목

춘향을 만나다

닉네임
변재섭
등록일
2023-11-26 21:16:39
조회수
10
춘향을 만나다

변재섭


따가운 봄 햇살 피해
휘늘어진 버드나무 기대앉아 있었다
종내 소식 없는 사람 수소문하던 중이었다

버드나무 굵은 팔뚝 잡아맨 그네 타고 있었다
연분홍치마에 쪽빛저고리
밀어주는 사람도 없이 혼자 앉아 있었다
인사를 건네자 춘향이라 했다
향단이도 이도령도 자기 곁을 영영 떠났다 했다
자기네 같은 아름다운 사랑 본 적이 있느냐 했다
아주 먼 나라 얘기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 있었다
귀밑머리만 풀고 앉아 기다리다 기다리다
초록재와 다홍재로 내려앉은 사랑도 있었다
백석과 나타샤의 사랑도 있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사랑도 있었다
물 차오르는 수몰지구, 헤어진 한 동네 작은 연인
삼십 년을 홀로 살다 우연히 재회한……

햇살의 기운이 한풀 누그려져 있었다



- 월간 <문학바탕> 23년 10월호
작성일:2023-11-26 21:16:39 59.0.21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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