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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재섭 詩情

제목

아궁이

닉네임
변재섭
등록일
2023-12-16 20:51:56
조회수
6
아궁이

변재섭


천사가 분명하다
참나무 장작의 저 뜨거운 불
죄다 목구멍으로 받아 삼키며
잔기침 한 번 하지 않는
아궁이
매캐한 연기는
하늘 향해 쳐든 항문으로 내뱉으며
나에게 서정 한 사발 먹여 주고
종국에는 서쪽 하늘에
저녁노을 불러낸다
그리하여 눈길을 헤쳐 오느라
늦은 귀가의 사람에게
언 발과 젖은 눈의 하루를
눈 녹이듯 녹여내는
달구어진 구들방의 잠자리를 마련해주는
흰 구름 몇 점 하늘로 파랑새 날게 하는
아궁이는
분명하다 천사거나 어머니거나

-현대문학사조 23년 겨울호
작성일:2023-12-16 20:51:56 59.0.21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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