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 기온이 영상에서
영하 4~5도를 시소 타는 2월 하순의 낮참
정원 벤치에 앉아 멍때리고 있었다
갑자기 몸이 흔들렸다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바람 한 점 보이지 않는다
이상하단 생각을 접고 다시
멍때리는 시간
또 몸이 흔들렸다
분명 몸이 흔들린 게다
눈을 부라려 둘러보았으나
바람 한 자락 나뭇가지를 스치고 지나갈 뿐
핸드폰을 열심히 뒤졌으나 아무것도 없다
괴이하다는 생각에 그만 자리를 뜨려는데
아뿔사!
식나무 아래다
렌즈에 산앵두만 한 머리통이 잡히는 게 아닌가
모가지가 긴 머리통이 둘,
빠끔 내민 솜털 보송한 머리통이 둘이다
저 작고 여린 것이?
순간 또 한 번 흔든다
정수리를 보인다 이제
하늘을 찢어 흔들고
내 뿌리를 일깨울 일이 남았다